한국 ■ 고전

◈ 春日城山偶書(춘일성산우서) ◈

무루2 2017. 9. 11. 08:11


韓 國 古 典 諧 謔 ~ 57

봄의 소리 - 경칩


◈ 春日城山偶書 ◈

춘일성산우서




봄날 성산에서


誰謂吾生窶(수위오생구)

春來事事奇(춘래사사기)

山鋪紅錦障(산포홍금장)

天作碧羅帷(천작벽라유)

拂石雲生袖(불석운생수)

呼樽月滿危(호준월만위)

古書還有味(고서환유미)

芻豢可忘飢(추환가망기)



● 김성일(金誠一·1538~1593) ●



봄날 성산에서


누가 우리 살림살이 가난하다더냐?

봄 되면 모든 것이 기이한 것을.

산에서는 붉은 비단 병풍을 치고

하늘은 푸른 비단 휘장을 친다.


바위 스치자 소맷자락에서 구름이 피어나고

술잔을 드니 달빛은 잘람잘람 넘친다.

옛 책을 읽는 것이 으뜸가는 멋

그 좋다는 고기 맛도 잊어버린다.



선조 때의 명신 학봉(鶴峰) 김성일이 1587년 50세에 지었다.

그전 해 연말에 벼슬에서 물러난 학봉은 안동 서쪽의

낙동강 가에 있는 청성산(靑城山)에 머물렀다.


호사스러운 생활 뒤의 공허함과 우울함이 찾아왔다.

그러나 그 기분 오래가지 않았다.

봄이 찾아오자 모든 것이 의욕을 일깨운다.

산은 붉은 꽃을 병풍처럼 두르고, 하늘에는 비취빛 휘장을 드리운다.

아침 되어 산에 올라 팔을 휘두르면 구름이 피었다가 흩어지고,

밤 되어 술잔을 들면 달빛이 넘쳐 쏟아질 것만 같다.

공직에서 벗어나자 자연의 하나하나가 더 신기하고 더 새로워 보인다.


책을 읽는 맛이 물리게 먹던 고기 맛보다 더 좋다는 것도 알게 됐다.

힘들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가?

 오히려 그 반대다.

봄철의 모든 것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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來者님! 부디 살펴가는 인생길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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