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언덕

♣ 秋 ♣

무루2 2017. 10. 24. 20:03


깨달음의 언덕 ~ 87




♣ 秋 ♣




나무 석가모니불!



봄 자락에 배꽃은 눈이 부시고

가을 자락에 앞산은 노을로 물들어 간다.


봄꽃은 비온 뒤가 청초(淸楚)하고

가을잎은 서리 뒤가 더욱 홍조(紅潮)지다.


가을꽃을 아끼니 밤비가 시샘하고

꽃이 지니 가엾어 쓸지 못하누나.


고즈넉한 달은

사랑스러워 잠 못 이루는데

연지곤지 달빛이 못가를 비추니

연꽃이 수줍은 듯 붉어지는구나.



구름이 흩어지니 먼산 단풍이 아우성이요.

이슬이 어리니 천 조각의 구슬이로다.


날리는 국화는 한 줄기 금빛이 되고

진잎은 가을 뜰에 임자가 되누나.


살별은 끈이 끊어진 혜성이 되고

휘영청 밝은 달이 가을을 부여잡으니


소나무는 객을 맞이하는 일산이 되고

달은 글 짓는 가을밤에 등불이 된다.




( 書 : 無 漏 )


來者님! 부디 살펴가는 인생길 되십시오.









'깨달음의언덕' 카테고리의 다른 글

♣ 秋月 ♣   (0) 2017.10.29
♣ 가을근심 ♣  (0) 2017.10.26
♣ 빈손 ♣  (0) 2017.10.22
♣ 인생길 ♣  (0) 2017.10.19
♣ 送往迎來(송왕영래) ♣  (0) 2017.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