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일기
엄마에게 미안하지만 학교를 그만 두었다.
내일은 신문보급소에 가서 얘기하고
병원에 한번 가봐야겠다.
어제밤에 한숨도 못잤다.
몹시 아팠지만 어머니가 걱정하실까봐 물도 못마셨는데
밥을 너무 못먹어서 그런가 간장만 먹으면 설사를 하니....
1200만원에 내 장기를 사준다니...
엄마에게는 그냥 주었다고 말해야겠다.
좀더 살고 싶지만 엄만 너무 힘들어 하신다.
내일은 아버지 산소에나 가봐야겠다.
엄마의 일기
아들에게 고기를 사주려고 머리를 잘랐다.
보자기를 쓰고 있는데 아들이 그냥 울고만 있다.
고기는 먹지도 않고..
아들의 일기
오늘 돈을 받았다.
엄만 길거리에 주었다고 하면
반드시 돌려 드리라고 하실건데..
당분간 내가 갖고 있어야겠다.
방학을 맞아 친구네 놀러 간다고
하니 엄만 믿으신것 같다.
편지를 쓰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
엄마의 일기
아들이 방학을 맞아 친구네 집에 놀러 간단다!!
난 흔쾌히 허락했다..아무래도 여기 있는것보단..
잘먹을수 있겠지.
그런데 왠지 모르게..마음이..
아들을 다시는 못볼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에이..괜한 걱정이겠지..
아들의 마지막 편지
어머니께
정말 사랑해요
슬퍼하지 마시고, 진지 꼭챙겨 드세요.
그냥 저멀리 여행갔다고 생각하시고..
그냥 엄마에게 효도 많이 했으니까
아버지에게도 해야죠.
아버지도 반가워 하실꺼예요.
눈물은 제가 오늘 다흘릴테니까요.
어머니 이젠 눈물 흘리지 마세요.
저 백혈병이래요.
수술해도 안된데요..
어머니 저 잊지 마시고요,
다음 세상에도 제 어머니 되어 주세요.
사랑해요...
돈은 제가 선한일 해서 번거니까 마음껏 쓰시고여.
먼저가서 죄송해요.
참 저 생각 나시면 김밥일랑 만들어 두세요..
어느집 보다 맛있어요.
울지 마시고요..
꼬옥 오래 사시고 오세요..
아들 현이가...
-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