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초 기도 법문 중에서 ◐
백년 삼만 육천일을 그렇지만 그 많은 날들이 근심 아니면 병을 앓으며 보내게 되니, 인간 백년의 꿈이 이렇게 무상합니다. 부처님과 당신의 제자들은 항상 즐거운 자세로 살았습니다. 집착과 탐욕을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지 못하면 얼굴이 밝아지지 않습니다. 심신이 가벼울 수 없습니다.
어느 돈 많은 노인이 두 아들을 남겨두고 세상을 떴습니다. 이들은 인도의 전통에 따라 장례 후 한 집에서 살았어요. 세월이 어느 정도 지나 두 아들은 따로 떨어져 살기로 하고, 재산을 반으로 나눴습니다. 그런데 재산을 나누는 중에 다락 깊은 곳에서 꾸러미 하나가 발견되었습니다. 그 꾸러미 안에는 몇 가지 물건이 있었고 특이하게도 조그만 주머니 속에 두개의 반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값비싼 다이아몬드로 된 반지, 다른 하나는 평범한 은반지. 다이아몬드 반지를 보자 욕심이 생긴 형은 동생에게 말했습니다. 물려받은 것이 분명해. 그래서 따로 보관하셨을 거야. 이것은 후손들에게도 오래도록 전해져야 할 것 같아. 아무래도 장남인 내가 보관하는 게 어떨까? 너는 은반지를 갖도록 하자.”
그들은 각자 길을 떠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은 문득 궁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값어치도 없는 은반지를 굳이 남겨둔 이유가 있을 것 같아,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반지 안쪽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세월이 지나 형제는 각자 삶의 소용돌이에 휘말렸습니다. 형은 계절이 지나고 삶에 굴곡이 생길 때마다 마음의 균형을 잃었는데, 다이아몬드 반지를 팔면 큰돈을 만질 수 있다는 생각이 그의 평상심을 흔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병을 얻었고, 하루하루가 괴롭기만 했습니다. 반면 동생은 항상 은반지 속의 글을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자연의 변화는 물론 인생의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도 그는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았습니다. 인생의 고비마다 반지 안쪽에 새겨진 글씨를 보면서 항상 되뇌었습니다.
그는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을 알고 집착하거나 필요 이상의 힘을 들이지 않고, 변화에 적응하며 살려 했습니다. 앞날을 생각할 때도 변화를 알기 때문에 초조해하거나 불안해하지 않았지요. 그 결과 그는 항상 즐겁고 행복했으며, 그의 소박한 삶에는 햇빛이 들고 인생의 바람은 거칠지 않았습니다. 화엄경의 대의가 통만법 명일심(通萬法 明一心)입니다. 만법을 하나로 통하여 마음을 밝히는 데 있다는 말입니다. 마음이 밝아져야 일체 만법에 통하게 됩니다. 마음이 만법과 통하기 위해선 먼저 마음이 허공처럼 텅 비워져야 합니다. 비워지면 고요해집니다.
(如行스님)
원글:大智月 2015.02.24 12:56 http://blog.daum.net/mirinae19/172050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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