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 고전

◈ 影(영) ◈

무루2 2017. 9. 5. 07:50


韓 國 古 典 諧 謔 ~ 54



◈  影 ◈



影(영:그림자)


?去忽來每夜因(숙거홀래매야인)

非仙非鬼又非人(비선비귀우비인)

隔簾無語渾難接(격렴무어혼난접)

得月相隨故欲親(득월상수고욕친)

?惚初疑燈下客(황홀초의등하객)

依稀還作水中身(의희환작수중신)

子虛?跡尋無處(자허종적심무처)

更向梅窓問假眞(갱향매창문가진)



● 홍한주(洪翰周·1798~1868) ●



그림자


훌쩍 갔다 문득 오며 밤마다 나타나고

신선도 귀신도 아니고 또 사람도 아니네.

주렴 너머 말이 없으면 알아보기 어렵지만

달이 뜨면 뒤를 따라 절친한 척 다가오네.


등불 아래 손님인가 황홀하게 의심하고

물에 비친 나인 듯이 어슴푸레 보이네.

헛 것의 종적이라 찾으면 간데없어

매화 핀 창가에서 진실을 물어본다.



19세기 문인 해옹(海翁) 홍한주가 온갖 사물을 읊은 연작시의 하나이다.

전기가 없던 시절에는 낮이고 밤이고 그림자가 자신을 따라다녔다.


그림자는 늘 나란 존재를 자신에게 각인시켜주는 또 다른 나였다.

내 그림자에 부끄럽지 않게 살고자 애쓸 수도 있었고,

외로울 때면 내 그림자를 향해 삶을 물어볼 수도 있었다.


불빛이 휘황하여 그림자가 내 뒤를 따르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며 사는 시대이다.

그림자에 대한 의문을 품을 수 있는 옛 시인이 오히려 행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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來者님! 부디 살펴가는 인생길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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