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봉겸추(痛棒鉗槌) ◐ ◑ 일붕 서경보 큰스님 ◐ 진로를 멀리 벗어나는 일이 보통이 아니니 긴박하게 뱃줄을 잡고 한 마당을 지으라. 한번 추위가 뼈 속까지 사무치지 아니하면 어찌 코를찌르는 매화의 향기를 얻으리오. 이것은 황벽선사의 송頌인데, 4구중 첫 2구는 세간사 업을 면하려면 강무에서 뱃사공이 급수탄두 ( 急水灘頭 )에 뱃줄을 잡고 거슬려 올려 끄는 힘이 들어야 된다는 뜻이요, 다음 두 글귀는 눈속에서 피는 매화에 비유한 것이니 매화가 봄철도 아닌 겨울에 피자면 그 자신 속속들이 찬 기운이 스며들지 안하고는 어찌 그렇게 코를 찌르는 향기를 풍기게 되었을 것이냐는 뜻이다 선종에서는 교종과 달라 후진 납자를 가르치는데 순조롭고 평탄하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악랄하게 무서운 수단을 써서 가르쳐 왔다. 이것을 일러 통봉겸추라는 것이니 동붕은 방망이로 아프게 때린다는 뜻이요, 겸추는 사나운 말이나 소에게 자갈을 물려 다른사람의 전답이 있는 곡식을 범치 못하게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훌륭한 석객이 되려면 먼저 깨친 선지식에게 악랄한 통봉겸추를 많이 당한 사람이라야 진보가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여기에 대한 몇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선종5종 가운데 임제종의 개조인 의현스님이 황벽스님 회상에 가서 3년간을 정진하는데 시종이 여일하게 실참실구를 하고 있었다. 황벽회상의 제1좌인 목주화상이 그의 공부하는 기틀을 보니까 보통이 아님을 간파하고 하루는 의현스님에게 묻기를, "스님이 회상에 오신지가 몇 해나 됩니까?" ' 한 3년이 되어 갈 것입니다 ' " 그러면 그간에 조실 (황벽스님) 께 가서 법을 물어 본 일이 있습니까?" ' 한번도 없습니다 ' " 여기 온지가 3년이나 된다면서 어찌 한번도 법문을 물어보지 아니하였습니까? 공부라는 것은 정진도 정진이지만 큰스님께 가끔 물어서 지도를 받아야 진보가 있는 것이지 혼자만 알고서는 아니 되는 겁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한번 들어가서 물어보시요 " " 첫번에 뭐라고 묻나요? 물을 말이 있어야지요 하나 가르쳐 주십시요 " " 들어가서 큰스님께 절하고 끓어앉아 어떠한 것이 조사서래의 적적한 뜻입니까? ,이렇게 물으시요 " ' 그것은 무슨 뜻입니까? ' " 어떠한 뜻이 불법의 확실한 뜻인가 하고 묻는것입니다 " 의현이 황벽스님이 계신 방장실로 들어거 목주가 가르쳐 준대로 절하고 끓어 앉아서, " 어떠한 것이 조사서래 불법의 적적한 대의 입니까? " 이에 황벽스님은 가타부타 말도 없이 그의 어깨 위에 20방망이를 계속 때리고 나가라고 한다. 그는 친절한 무상법문이나 들을까 기대하였는데 뜻밖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그 방망이라는것이 그렇게 무거운 것도 아니요, 그다지 아픈 것도 아니지만 사람 사람이 다 자기 잘난 맛으로 사는 것인데 그 존엄을 무시 당한것 같아서 기분이 좋을리가 없었다. 의현은 선당에 들어와서 목주화상에게 보고하고 또 한 달이 지났다. 목주화상은 그에게 또 한번 권했다, " 큰스님에게 다시 들어가 보라 " 고 했다 의현이 묻되, " 이번에는 가서 뭐라고 물을리까? ' " 역시 전같이 불교의 적적한 대의가 무엇입니까? " 하고 물어보라 한다. 그는 타의반 자의반을 겸하여 다시 황벽스님이 계신 방장에 들어가 절하고, ' 불법에 적적한 대의가 어떤 것입니까?" 하였더니 이번에도 황벽스님은 아무 말 없이 또 임제에게 20방망이를 때린다. 의현은 말도 못하고 나와 버렸다. 그리하여 목주화상에게 이 연유를 보고했다. 그 뒤 얼마있다가 또 한번 황벽스님께 물어보라고 권했다. 의현이 말하기를,' 들어것 방망이질만 하는 스님에게 또다시 들어가 무엇을 물어보라는 것이오? ' 고 하였더니 그래도 또 한번 들어거서 물어보라는 것이다. " 이번에는 들어가 무엇을 물어야 좋소? ' 고 하였더니, " 이번에는 들어가 무엇을 물어야 좋소? ' 고 하였더니, 목주화상이 아무튼 의현을 법기로 보았던지 끈질기게 권하는 것이다. 그는 마지못해 방장실에 들어가 절하고," 어떤것이 불법 적적대의 입니까? '하였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번 역시 20방망이를 안긴다, 의현은 전후 문답 3회에 60 통봉을 맞을 셈이다 임제는 스스로 화가났다. 법문을 물으면 말로써 일러주어야 할덴데 방망이로 때리기만 하니 어찌 된셈인가? 나는 이 황벽스님과는 인연이 없으니 이곳을 떠나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목주화상에게 이르되, " 여러번 큰스님에게 방망이를 얻어 맞았으나 제가 우둔하여 깨달아 알길이 없으니 다른 곳으로 갈까 합니다" 했다. 목주가 황벽에게 가만히 가서 " 의현이란 수좌가 후생후배로 들어온 납자지만 심히 기특한 법기를 갖춘 사람이오니 그가 스님 화상을 사직하고 가더라도 어떤 곳으로 가라고 일러 주시옵소서 "이렇게 고했다. " " 방장스님께도 떠나간다고 인사 하였으냐?" ' 방장스님께 간다는 말을 하지 않았소' " 납자는 자기가 있기 싫어가더라도 어디로 가면 좋겠느냐고 물서 가는것이지 제멋대로 가는 법이 아닌 즉 방장스님께 가서 제가 가겠는데 어디로 가오리까? 하고 물어보고 가라했다. 의현이 그말을 옳게 여기고 방장에 들어가 말하되, " 스님 소승 죄송하오나 스님 슬하를 떠나고자 합니다. 그러나 어디로 가야 좋을지 알수가 없사오니 갈곳을 지시하여 주십시요" 했다 그러자 황벽선사 이르되, " 네가 이곳을 떠나 다른곳으로 가려거든 딴 곳으로 가지말고 고안탄두 에 있는 대우화상을 찾아 가거라 " 의현이 황벽선사를 떠나 고안 탄두를 찾아 대우화상에게 갔더니 대우화상이 묻되, " 너는 어느곳에서 왔느냐?" '황벽스님 회상에 있다가 옵니다' " 황벽에게 무슨 법문을 들었느냐?" ' 법문은 무슨법문입니까? 불법의 적적대의가 무엇이냐고 세번이나 들어가서 물었지만 법문은 일언반구도 일러주지 않고 그저 60 통봉을 맞기만 하였습니다. 그런 즉 소승에게 무슨 잘못이 있었서 때렸을까요? 대관절 저에게 무슨 허물이 있습니까? ' " 이 멍텅구리야, 황벽이 노파심으로 너를 위하여 일러 줌이 그렇게도 철저 하거늘 너는 오히려 허물이 있으니 없느니 하느냐?? 했다. 의현은 그 말에 크게 깨닫고 이른다. " 원래는 항벽불법이 몇푼어치도 안되는 구나 " 대우가 의현을 한 주먹으로 쿡찌르고, " 이 오줌통이나 지키는 귀신 같은 놈이 와서 조금 전에는 무슨죄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황벽불법이 몇푼어치가 되지않는다고 이르니 네가 무슨 도리라도 보았느냐?속히 일러보라" 라고 재촉하였더니 의현은 대우의 갈빗대 밑을 서번이나 쿡쿡찌른다 , 대우가 이른다. " 너의 스승은 황벽이요 나에게는 관계가 없으니 어서 황벽에게 가보아라" 의현은 기쁜 마은로 황벽을 찾아가 그간에 지난 경과를 말하였더니 황벽은 듣고 말하되 " 이 대우란 놈이 말이 많거든, 내가 기다렸다가 이 다음에라도 오면 아프게 한주먹 갈기겠다 . 고 했다. 이말을 들은 의현은 " 뭘 그렇게 오기를 기다릴 것이 있습니까? 지금 나에게 한번 맞아 보십시요" 하고 보기좋게 손바닥으로 황벽을 때렸다, 황벽이 맞고 이르되, " 이 바람맞은 미친놈 같으니라고 네가 감히 이자리에 들어와서 호랑이의 수염을 함부로 건드리느냐? " 하고 크게 할을 하고 시자를 불러 이르되, " 이 미친놈을 데리고 가서 선당 한 모퉁이에 있게 하라" 하고 물리쳤다. 의현은 그 뒤로 부터 대 선지식이 되어 명셩을 천하에 드날리게 되었다. 의현스님이 어느 때에 상단하여 이르되, " 모든사람은 붉은 고기덩어리 위에 한 무위진인이 있어서 항사우면 문으로 향하고 출입하고 있으니 증득치 못한 사람은 간해보라" 하였더니 그때 납승하나가 있다가 묻되. " 어떤 것이 한 무위진인 입니까?' 한다 의현스님이 단상에서 내려와 납승을 잡아 움켜쥐고 ,"일러라 속히 일러라" 했다 납승이 곧 답하지 못하고 생각하려 하거늘 의현스님이 불끈 휘어잡고 이른다 " 무위진인이 무어냐고? 마른 똥 막대기이니라 " 또 화정선사 덕성선사는 뱃사공으로서 좋아하는 선지식인데 동학도반인 도오에게 이르되, " 영리한 좌주하나 있거든 이 강변으로 데려오라" 고 부탁했다. 도오가 협산이란 좌주를 데리고 선자화상께로 갔다, 선자가 겨우 보고 갑자기 협산에게 묻되, " 어떤 절에 있었는가?" 하였더니 협산이 답하되, '절은 곧 주하지 않는 곳입니다 ' 한다. 선자 이르되, " 이와 같지 않도다. 그러나 이와 같지가 않다는 것은 무슨 말인지 일러 보아라" ' 목전에 서로 같은 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어떤 곳에서 배워 왔느냐" " ' 귀나 눈으로 배운바가 아닙니다 ' " 한구가 바로 맞는 말이라도 만겁에 당나귀를 매는 말뚝이라 하니라" 선자가 또 묻되, " 낚시줄이 천척이 되는 것을 뜻이 깊은 못에 있거니와 낚시바늘은 흰 것은 세마디 인데 네가 어찌 이루지 못하느냐?" 하였더니 협산이 머뭇거리며 대답을 못한다. 선자화상은 배를 부리는 삿대로 협산을 떠밀어 강물 가운데 쳐 넣었다. 협산이 강물에 빠져 물을 들여마시며 허덕거리면서도 깨달았다고 했다. 선자화상이 이르되, " 낚시로 강물을 낚았다고 하고 비로소 금비늘을 만났고나 하였더니 협산이 듣기 싫다고 귀를 가리어 막는다, 선자가 보고 이르되, " 이와 같고 이와 같으니라" 하고 건져내어서 심법을 전하고 제자로 삼았다. 이것이 다 고인들의 납자를 다루는 악랄한 통봉겸추라 하겠다. <보디삿트와 책임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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