又問曰 持三聚淨戒(우문왈 지삼취정계)하며 行六波羅密(행육바라밀)하야사 方成佛道(방성불도)어늘 //또 여쭙기를,"삼취정계를 지니고 육바라밀을 행해야 비로소 불도를 이룰 수 있는데,
今令學者(금령학자)로 唯持觀心(유지관심)하고 不修戒行(불수계행)이면 云何成佛(운하성불)이리요 //지금 학자(불교의 수행자, 제자)들로 하여금 '오직 마음을 관하는 법만 지니라' 하시니, 계행을 닦지 않고 어떻게 성불할 수 있겠습니까?"
答曰 三聚淨戒者(답왈 삼취정계자)는 則制三毒心也(즉제삼독심야)니,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삼취정계라는 것은 곧 삼독의 마음을 누르는 것이니라.
制一毒(제일독)하면 成無量善聚(성무량선취)하나니라. //하나의 독을 누르면 무량한 선의 무더기를 이룰 수 있느니라.
聚者(취자)는 會也(회야)니 能制三毒心(능제삼독심)하면 三無量善(삼무량선)이 普會於心(보회어심)일새 名三聚淨戒(명삼취정계)니라 //취라는 것은 모인다는 뜻이니, 삼독의 마음을 누룰 수 있다면 세 가지 한량없는 선이 모두 마음에 모이므로 삼취정계라 하느니라.
六波羅密者(육바라밀자)는 則淨六根(즉정육근)이니 胡名(호명)은 波羅密(바라밀)이요 漢言(한언)에 到彼岸(도피안)이어든 //육바라밀이라는 것은 곧 육근을 깨끗이 한다는 것이니라. 오랑캐에서는 바라밀이라고 이름하며, 한자로는 도피안(저 언덕에 이른다)이니라.
以六根淸淨(이육근청정)하여 不染世塵(불염세진)이면 卽是出煩惱(즉시출전뇌)하야 便至彼岸(변지피안)일새 故名六波羅密(고명육바라밀)이니라 //육근이 청정하므로써 세상의 먼지에 더러워지지 않는다면, 곧 이는 번뇌에서 벗어나 문득 저 언덕에 이르는 것이므로 육바라밀이라 이름하느니라."
※六根(육근) :
여섯 가지 감각기관, 인식능력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가 그 대상에 대하여 감각·인식 작용을 하는 경우, 그 의지처가 되는 작용을 하는 것.
六波羅密(육바라밀) :
보살이 열반에 이르기 위해 실천해야 할 여섯 가지 덕목을 말한다.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 등이다.
又問曰 三聚淨戒者(우문왈 삼취정계자)는 誓斷一切惡(서단일체악)하며 誓修一切善(서수일체선)하여 誓度一切衆生(서도일체중생)이어늘 //또 여쭙기를 "삼취정계라는 것은 온갖 악을 끊어야겠다고 맹세하는 것과 일체의 선을 닦아야겠다고 서원하는 것과 일체의 중생을 제도하여야겠다고 서원하는 것인데,
今者(금자)에 唯言制三毒心(유언제삼독심)이라 하시니 豈不文義(기불문의)에 有所乖也(유소괴야)리요 //지금 오직 삼독의 마음만 눌러라 말씀하시니 어찌 글과 뜻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答曰 佛所說經(답왈 불소설경)이 眞實(진실)하야 應無謬也(응무류야)시니라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부처님이 말씀하신 경전은 진실하여 마땅히 그릇됨이 없느니라.
菩薩摩訶薩(보살마하살)이 於過去因中 修菩薩行時(어과거인중 수보살행시)에 爲對三毒(위대삼독)하야 發三誓願(발삼서원)할새 持三聚淨戒(지삼취정계)하시니 //보살마하살이 과거에 (보살이 되기 위하여) 보살행을 닦을 때 삼독을 상대하기 위하여 세 가지 서원을 내어 삼취정계를 지니셨느니라.
常修戒(상수계)는 對貪毒(대탐독)이라 誓斷一切惡故(서단일체악고)요 //항상 계를 닦는 것은 탐욕의 독을 상대하여 온갖 악을 끊어야겠다고 맹세하는 것이고,
常修定(상수정)는 對嗔毒(대진독)이라 誓修一切善故(서수일체선고)요 //항상 선정을 닦는 것은 성내는 마음을 상대하여 온갖 선을 닦아야겠다고 맹세하는 것이고,
常修慧(상수혜)는 對痴毒(대치독)이라 誓度一切衆生故(서도일체중생고)니라 //항상 지혜를 닦는 것은, 어리석음을 상대하여 일체중생을 제도하여야겠다고 맹세하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由持如是戒定慧三種等法故(유지여시계정혜삼종등법고)로 超彼三毒惡業(초피삼독악업)하야 成佛道也(성불도야)니 //이와 같이 계·정·혜 등의 세 가지 법을 지키므로 말미암아 그 삼독의 악업을 벗어나 불도를 이룰 수 있으니
能制三毒(능제삼독)하면 諸惡(제악)이 消滅故(소멸고)로 名之爲斷(명지위단)이요 //삼독을 누룰 수 있으면, 모든 악이 소멸되므로 '끊는다'라고 이름하고,
能持三聚淨戒(능지삼취정계)하면 諸善(제선)이 具足故(구족고) 名之爲修(명지위수)요 //삼취정계를 지닐 수 있다면, 모든 선이 두루 갖추어지므로 '닦는다'고 이름하며,
能斷惡修善(능단악수선)하면 萬行(만행)이 成就(성취)하며 自他俱利(자타구리)하야 普濟群生故(보제군생고)로 名之爲度(명지위도)니 //악을 끊고 선을 닦을 수 있다면 온갖 수행이 이루어져 자기와 남을 모두 이롭게 하여 널리 중생을 구제하므로 '건넌다'고 이름하느니라.
故知所修戒行(고지소수계행)이 不離於心(불리어심)이로다 //그러므로 알라. 계행을 닦는 것도 마음을 떠나서 있는 것이 아니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