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글 향기 ~ 87 
◈ 어머니...!!~ ◈

어머니께...... 어머니라는이름의 당신은 아름다우시면서 강하셨지요. 세상의 어머니가 모두 그렇듯이 이 못난 자식이 잘못될까 밤잠 설쳐가며 돌보아 주시고 커서는 행여 나쁜길로 들어설세라 안타깝고 졸이는 가슴으로 때로는 인자하게 격려해 주시고 때로는 모질게 야단치시고 돌아서서 눈물을 감추시던 어머니... 이 못난 불효자가 어머니 떠나신 후 처음으로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께 편지를 띄워보네요.

어머니, 기억나세요?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2여년의 방황 끝에 드디어 00조선소에 합격하여 연수를 위해 연수장으로 떠나던날... 저보다 더한 설레임으로 잠을 설치셨는지 부스스한 얼굴로 제 와이셔츠를 깨끗하게 다림질해 놓고 아침을 차리시면서 “안드레아, 어쨌던 상사가 시키는 일 열심히 하여 눈 밖에 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그리고 동료간에 우애를잘 지켜 모난 구석이 없어야한다.“ “제가 아이예요? 어머니도 참...” 그런데 아! 그것이 제 정신으로 어머니와 나눈 마지막 대화가 될줄이야... 저는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연수원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달렸지요. 제가 취업준비를 하면서 알바하여 푼푼이 모은 돈으로 마련한 경차를 몰고 거의 한시간정도 갔을까,
순식간에 큰 굉음과 함께 둔탁한 뭔가가 내 뒷머리를 때렸고,
저는 ‘아! 이런게 죽는거구나...' 하면서 정신을잃고 말았습니다. 그 뒤로는 기억이 없네요.
그 후 저는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에 중환자실과 수술실을 몇 번이나 오간 후 정신이 그나마 들었을 때엔
이미 2년이 지나 있었지요,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록 어머니는 오시지 않았지요,
아니, 올 수가 없었습니다.

의아한 눈과 어벙벙한 목소리로 누나에게 물었더니
누나는 뒤돌아 서서 말없이 흐느끼며
손수건으로 눈물만 훔치고 있었습니다.
불길한 예감으로 다시 누나에게 다구쳐 묻자 “엄만, 6개월전 과로로 돌아가셨어 엄마는.... ” 누나는 말문을맺지 못하고 병실을 뛰쳐나가 버렸지요. 어머니는 나 때문에 돌아가신거라구요.
왜 그러셨어요, 왜? 왜? ....... 이 불효자식이 뭐가 소중하다고 당신 몸을 그렇게망가뜨리면서까지 살리려 하셨습니까?

제가 사고로 수술하고 중환자실로 옮겨져 며칠이 지나도록 어머니께서는 식음을 전폐하신채 제 손만
꼭 잡으신 채 눈물로 로사리오만 바치셨다는 어머니, 그러나 누나 내외가 힘자라는데까지 보탰지만
어마어마한 병원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오래전 손 놓으셨던 좌판에 다시 뛰어드시어
낮에는 장사를 하시고 밤에는 식사도 걸르신 채 밤새 제 이마의 열을 식히시며 오열하셨다던 어머니... 틈 나는 대로 파출소와 사고지점을 오가며 사고 후 뺑소니차 목격자를 수소문하시던 어머니... 그렇게 강행군을 마다 않으시고
이 자식 살릴거라 당신건강 아랑곳 하지않으시며 온갖 고생 다하셨다던 어머니...

이제는 좌판을 그만두라는 누나 내외의 그 만류속에서도 좌판에 앉으셔서 희망줄 하나만은 꼭붙들고 성모님께 매달리셨던 어머니... 막상 제가 조금이나마 기억이 되살아나고 혼자 힘으로 일어나 걷기 시작하려는데 어머니는 먼저 가셨네요. 그 어머니의 인내와 열정으로 다시 살 수 있게된 이 불효자식이 마지막까지 어머니께 해 드릴 것은 기도 밖에 없네요.
어머니 하늘나라에서는 아무쪼록이 못난 놈 생각일랑은 잊으시고 하느님의 영광 안에서 복락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모든 천주의 성인들이여 천사들이여 제 어머니(헬레나)의 영혼을 아브라함곁으로 데려가소서! 주여 이 영혼을 돌보아주소서! 주여 이 영혼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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