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글 향기 ~ 74 
◈ 아내의 재혼이 옳은 길일까요 ◈

그는 동료들을 의식하면서 뚜껑을 열었다. 하얀 밥 위에는까만 콩으로 만든 하트가 있었다. 결혼 전 상철씨와 같은 회사에 다녔던순애 씨는 점심 시간마다 상철 씨가 메뉴 고르기에 고민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결혼 후 언제나 점심 도시락을 싸주었다. 그것도 매일 하트를 담은 정성이 넘치는 도시락을, 사람들은 그런 상철 씨를 무척 부러워했고, 도시락 덕분에 두 사람의 금실을 사내에서도 유명했다. 상철 씨는 부산으로 2박 3일 출장을 가게 되었다.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내인 순애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기야, 쌩 달려갈게, 지난 이틀 밤이 지옥 같았어. 당신이 옆에 없으니까 잠도 안오더라. 쌩쌩 달려갈게." 몇 시간 후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이상철 씨 부인인가요? 남편이 교통사고로 천안 사랑병원의 응급실에 입원중입니다." 순애 씨는 도저히믿을 수 없었다. 병원에 도착해 침대에 누워있는 상철씨를 보고서도 한동안 믿지않았다. 이것은 꿈이라고 생각했다. 상철 씨는과속으로 달리다가 교통사고를 내서 척추를 다쳐 1년 이상 의 치료를 요하는 중상으로 병상에 누워 있어야만 했다. 상철 씨는 퇴원을 하고도 집에서 3년을 누워 지내야할 만큼 중상이 었다. 하지만 순애 씨는 불평 한마디 없이 정성으로 상철 씨를 돌보았다. 그녀는 지친 몸을 추스리며 남편이 발을 짚고서라도 걸을 수 있기만을 하늘에 기도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상철 씨는 친구를 자주 집으로 불렀다. 직장 동 료인 그 친구는 순애 씨도 잘 아는 사람으로 결혼 전 세 사람은 자주 어울렸던 사이이다. 처음에는 그 친구의 방문이 내키지 않았지만 하루종일 집에만 있어서 답답해하는 남편을 위해 말벗을 해주는 친구가 고마웠다.
그러던 어느 날, 순애 씨가 시장에 가려는데 그 친구가 찾아왔다. 남편은 친구에게 아내와 함께 장을 봐주면 고맙겠다고 부탁했다. 순애씨는 왠지 부담스러웠지만 무거운 장바구니를 혼자 들지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에 승낙했다. 장을 보고 나자 친구는 순애 씨에게 차나 한잔 마시고 들어가자고 했다. 순애 씨는오랜만에 카페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남편 걱정이 되어 그럴 수가 없었다. 순애씨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순애씨가 방으로 들어서자 남편은 황급히 무언가를 감추는 것이었다. "지금 뭘감춘 거예요?" "아무 것도 아니야." "전 꼭 봐야겠어요. 어서 내놔요." 순애 씨는 완강하게 말리는 남편을 밀치고 베개 밑에서 종이 한 장을 찾았다. 남편의 글씨가 가득 써 있었다. "사랑하는 순애 씨, 당신에게 진작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어, 사랑 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고 생각해, 내가 자기에게 못할 짓을 강요하고 있었어. 나를 떠나야 자기는 행복해질 수 있어, 자기는 행복해야 할 권리가 있는 사람이야 내 친구 명훈이가 실은 자기를 나만큼 좋아했어. 내게 솔직히 자기 가 좋다고 고백하기도 했어, 난 명훈이보다 먼저 자기와 결혼을 했을 뿐이야. 잘 생각해 봐. 나는 어치피 활동할 수 없고.자기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는 몸이야. 마냥 자기가 나를 위해 희생하게 할 수만 없어. 한 사람을 위해 두 사람이 희생당하는 것보다는 한 사람이 희생하는 것이 나아. 더 이상 당신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편지는 여기까지였다. 순애 씨는 기가 막혔다. 도대체 남편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이게 무슨 뜻이에요? 당신 뭘 어쩌려고 한다고요?" ".........." "당신 떠나려고 했어요? 그래서 그 친구를 우리 집에 오게 한 거예요?" "여보. 내 말 좀 들어봐." "듣고 싶지 않아." "내 마음도 이해해 줘. 난들 당신을 보내고 싶겠어? 하지만 내 행복을 위해서 당신을 더 이상 괴롭힐 수만 없어.' "왜 그렇게 생각해요? 왜 당신 때문에 괴로울 거라고 생각해요? 난 당신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좋아요. 왜 당신에 대한 내 사랑 을 믿어주지 않는 거예요?" "여보..." "죽는 날까지 당신 곁을 떠나지 않을 거예요." 순애 씨와 상철씨는 서로 부등켜 안고 울기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친구는 두 사람의 행복을 진정으로 빌면서 자리를 떠났다.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떠나보낼 수 있는 사람은 아름답다. 하지만,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사랑을 지키려는 사람은 더욱 아름답다. 
늘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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