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글향기

◈ 아버지의 지게 - 박두열 ◈

무루2 2017. 4. 29. 16:31


감동 글 향기 ~ 64

 


◈ 아버지의 지게 - 박두열 ◈




헛간 한 켠 삶의 무게 간신히 내려놓고 

또 다른 짊을 기다리고 있다

내가 타고 왔던 당신어깨 자식위해

모든 업을 짊어지고 걸어왔던 가달썩 길

그 길을 이제 내가 걷고자 합니다


보릿고개 가파른 길 턱밑까지 숨이 차도

한 숨조차 돌리지 못하시고 우마차 수례바퀴처럼

삐꺼덕 거리는 몸 막걸리 한사발로 노을은 붉게 물들고

어느 자식이 지게 작대기 대신해주지 못했습니다


단 한번 이라도 지게 작대기 대신 했더라면

지겟등태는 닳아 어깨 등이 핏자죽으로

물들지 않았을걸 지겟다리는 당신의 손때로

반질거리고 냉기 솟는 등태에 체온으로 채워

이른 새벽 아무도 밞지 않은 눈 위에 선명하게

발자국 찍어 내가 가야 할 길을 잃어 버리지 않게

고스란히 남겨둔 당신 이런 당신을 뒤로 한 체

내새끼만 지고 가는 것을 당연시해도 

한 마디 원망과 서운함 없이 가난으로

대물림 하지 않으려는 당신 불혹이 넘어서야

조금이나마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이제 다 헤진 발채 당신에게 배운 대로 고쳐

당신의 한없는 사랑 빠짐없이 다 실어

전해 주겠습니다


차가운 냉기만 남겨진 지게 무엇으로 채워야만

당신의 온기가 돌까요 끝까지 눈물 잔으로

채워 당신께 올릴까봐 너무나 두렵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사랑하는 아버지



來者님! 신명나는 인생길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