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글향기

◈ 어느 백수와 소아마비 소녀의 사랑 ◈

무루2 2017. 4. 29. 08:58


감동 글 향기 ~ 21



◈  어느 백수와 소아마비 소녀의 사랑 ◈




저는 도서관에 다닙니다...

백수는 도서관을 좋아하죠.

친구들이 뭐 하냐고 물어보면 공부한다고 합니다.

차마 논다고는 말 못하고.. 뭐 이 나이에 공부한다고 하면

다들 놀고 있는지 어떻게들 그렇게 잘 아는지.


그래도 백수는 집에 있는것 보단 밖에 돌아 다녀야 한다고 엄마가 그랬습니다.

"이늠아..밖에도 좀 돌아다니고 햐... 집에만 있으면 얼굴에 곰팡이 펴...

또 아냐..땅바닥에 돈 떨어져 있을지...." 그래서 전 도서관엘 다닙니다.

백수짓도 돈이 있어야 한다고들 하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백수는 돈 없이도 아주 자알~ 놉니다.

오늘도 도서관에 갑니다.


기름 한방을 안나는 우리나라에 애국정신이 투철한 저로썬

자가용은 돈이 있더래도 안삽니다.. (농담이겠지?? +)

저에겐 애마가 생겼습니다..

이름은 "푸른 독수리" (자전겁니다.;; 이름 잘 지었죠??;)

아주 쌩쌩~ 잘 달립니다..

이녀석은 언덕 길도 아주 가뿐히 올라갑니다.

무려 기어가 21단이거든요..

중고로 샀는데 5만원 주고. 쓰시던 분이

아주 깨끗히 쓰셨던지 받을때 새건줄 알았습니다.


도서관 까지의 거리가 아주 멉니다..

그래서 저의 "푸른 독수리"는 필수죠. 더 가까운 도서관이 있지만

먼 도서관까지 가는데 시간을 아주 잘 잡아 먹거든요.

그리고 더 큰 이유는 힘들게 언덕을 올라가면

내리막길이 쭈욱~ 펼쳐진길이 있습니다.

가로수 나무그늘이 아주 시원한데

그 몇초를 만끽 하기 위해 항상 이길을 택합니다.


그리고 도서관에 도착하게 되면

도서관 옆에 있는 슈퍼를 들립니다.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실론삐리리~를 자판기에서

뽑아 마시는데 그 맛이 일품입니다.


"엉엉~~~ 하이마....하이 마란 마야....

" 한 아이가 울고 있었습니다.

6살 정도 되는 듯한 아주 외소해 보이는

소녀가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더군요.


"야....병시ㄴ~...병시ㄴ~...너 아빠 엄마도 없지? "

"거지 같이 하고 다니고... 넌 맨날 입고 다니는 옷만 입냐?"

동네 꼬마 녀석들이 한 아이를 두고 집단 따돌림을 시키는데

괜히 안돼 보이더군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몸이 불편한 아이 같았습니다.

왼팔이 몸 안쪽으로 굽어 있고 왼발도 질질 끌다 시피 하더군요.


"우이 어마..아빠..이써...ㅜ.ㅜ...니들...나빠...엉~~ " 순간 `소아마비??`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디..? 어디..? 엄마 ..아빠도 없으면서

너네 아빠 죽고 엄마 도망가고 그랬자나.

병x인게 거짓말도 잘한데요.~~~ "


그러면서 한 아이가 그 소녀를 밀치는데

그 몸에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굉장히 아프게 넘어지더군요.


갑자기 눈 앞에 아무 것도 안보이더군요.

그리고 저도 모르게 손이 올라가 밀친 아이에 뺨을 때리고 말았습니다.

"앗...이게 아닌데.. "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늦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너무 쎄게 때린듯 합니다.

밀친 아이가 막 울더군요..;;

아~~ 어찌 할바를 모르겠고 우선 그 소녀를 일으켜 새웠습니다.

"괜찮아?? " 하고 물었지만 괜찮치가 않았습니다.

넘어졌을때 얼굴이 돌에 찍혀 피가 나고 있었습니다.


이제 한참 예쁨 받고 귀여움 받을 때인데

다른데도 아니고 얼굴이 이지경이 되니

내가족도 아닌데 괜히 짠하더군요.


우선 가방안에 있는 주유소에서 준 휴지로

얼굴을 닦아 주고 몸에 묻은 흙과 먼지를 털어 주었습니다.

"누가...누가 그랬어??? " "엉엉~~ 저 아저씨가...때렸어...엉엉~~ "

이끄...아까 그 꼬맹이 엄마인가 봅니다..

굉장히 무섭게 생기셨더군요..ㅜ.ㅜ

"아니...다 큰 양반이 애를 때려요..??

아저씨가 뭔데 남의 애 때리고 그래욧!!

" 이말 하기 전까진 잔뜩 쫄았는데 갑자기 열받더군요.

"저 아저씨 아닌데요.."

"아저씨든 아저씨가 아니든 애 때릴 때가 어디 있다고 때려욧..."

이렇게 된 이상 "단무지(단순..무식..지라ㄹ)"인 저로썬 어쩔수 없습니다. "


할머니(캬캬캬..제가 가끔 아주머니들이랑 싸울때 써먹는 방법입니다.)

할머니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아이 얼굴좀 보세요.

얼굴에 피나는거 보이시죠.

이거 누가 이렇게 한줄 아십니까??

할머니 아들늠이에요....아니;; 손주놈 인가요?

몸이 불편한 아이 도와주질 못할 망정

얼굴을 이지경 만들어야 되겠습니까?

참..좋은거 가르치시네요.

엄마 된 도리로써 부끄럽지 않습니까?? "


이말을 하고 나니 가슴이 얼마나 후련하던지

내가 갑자기 멋져보이더군요.

움찔 하시던 아주머니 그래도 잘했다고 합니다.


"아..애들 다 싸우고 크지 그냥 커요..

한두번 싸우고 그러면서 크지.."

뭐 이정도로 얘기 하시는 아주머니라면

더 얘기 해봐야 뻔한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래도 이런 아주머니는

티뷔에서 드라마니까...영화니까...

그래서 그러겠지 했는데 세상은 진짜 그게 아니더군요.


"예...알겠습니다...그럼 쌤쌤 하죠...

이 아이 얼굴 한번 때리세요.... "

그리고 옆에 있는 짱돌을 집어 들었습니다.

"더 이상 말이 안통할것 같으니까...

뭐 똑같이 해야지 어쩌겠습니까..?

때리세요...

그대신 똑같이 이걸로 할머니 아이 얼굴 확 찍어버릴테니까.... "


역시 전 단무지 입니다..;;

솔직히 진짜 찍을라고 그랬겠습니까.

저 굉장히 순진한놈입니다.;;

단무지긴 해도. 이렇게 까지 했더니 아주머니께서 놀래시면서

말씀도 좀더 좋게 하시더군요. "아니..누가 그렇게 하제요...;;

근데 아저씨 누군데 참견이에요..? "

헉..약점을 잡히고 말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도서관에서 잠좀 자려고 왔다가

이게 무슨 꼴인지 모르겠습니다.


순간 입에서 나온말이.

"할머니 저 아저씨 아니고요... 이아이 외삼촌입니다.

어느 누가 자기 조카를 이지경으로 만드는데

가만 있을 사람이 어디있어욧"


오~~ 이런 머리에서도 저런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왔다는게

신기할 따름이였습니다.

"예?.. 진짜요??



來者님! 신명나는 인생길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