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언덕 ~ 5 ♧ 오역부지(吾亦不知) ♧ (吾亦不知 : 나는 알지 못합니다)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我인데
나는 왜? 나 보다 재물을 더 좋아하는 것일까? 세상에서 지켜야 할 것이 자신의 마음이라는데
나는 왜? 내 마음을 소홀히 다루는 것일까? 세상에서 알아야 할 일이 자신의 마음일 이라고 하는데
나는 왜? 내 마음을 알지 못하는 것일까? 세상사람 하는 일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데
나는 왜? 내 마음도 먹지 못할까? 나는 알지 못합니다.
살아가면서도 삶이 무엇인지? 왜 살아 가는지 조차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데로 인연 따라 갈 뿐입니다. 누군가가 묻습니다. 왜 그리 사는냐고? 무엇이 아쉬워 그렇게 사는냐고? 이젠 가만히 살라 합니다.
압니다. 하지만 왜 그리 사는지 나 역시 알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막 살아온 我도 아닌데 봄이 오면 꽃향기에 취할 줄 알고 떨어진 꽃봉오리에 마음 아파할 줄도 알며
앞산 진달래 아름다움에 화답하고 먼 산 구름 바라보며 내 인생을 돌이켜 보기도 합니다. 때로는 잔술에 풍류도 즐기고 아낙을 그리워 하기도 하지만
탄지(彈指)의 쾌락 뒤에 찾아 올 회한(悔恨)에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소싯적 내 삶에도 청춘(靑春)이 있었겠지요.
돌아오지 않을 저 강물 속에 끝을 향해 달리는 이 세월 속에 봄날 또한 그렇게 가버린 것을 압니다. 모두가 내 탓이라는 것
그렇다고 잘한 것 하나 없는 我가 스스로 나를 미워 할 수도 없습니다.
당장이라도 我을 찾으러 길을 나서야 하겠습니다. 가깝고도 먼 곳에 있을 세상에서 하나 뿐인 我를 찾아 참회(懺悔) 하여야겠습니다. 구름이 물 흐르듯 인생도 강물처럼 흘러 가고
구름이 소리없이 일고 지듯 인생 역시 그렇게 사라지는 것을 보고도 알지 못합니다.
아무리 고상한 척 하여도 모르고 가는 인생길 입니다. (書 : 無 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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