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언덕

♧ 오역부지(吾亦不知) ♧

무루2 2017. 4. 27. 22:40


깨달음의 언덕 ~ 5



♧ 오역부지(吾亦不知)

(吾亦不知 : 나는 알지 못합니다)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我인데

 

나는 왜?

나 보다 재물을 더 좋아하는 것일까?




세상에서

지켜야 할 것이 자신의 마음이라는데

 

나는 왜?

내 마음을 소홀히 다루는 것일까?



세상에서 알아야 할 일이

자신의 마음일 이라고 하는데

 

나는 왜?

내 마음을 알지 못하는 것일까?



세상사람

하는 일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데

 

나는 왜?

내 마음도 먹지 못할까?



나는 알지 못합니다.

 

살아가면서도 삶이 무엇인지?

왜 살아 가는지 조차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데로 

인연 따라 갈 뿐입니다.



누군가가 묻습니다.

왜 그리 사는냐고?


무엇이 아쉬워 그렇게 사는냐고?

이젠 가만히 살라 합니다.

 

압니다. 하지만

왜 그리 사는지 나 역시 알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막 살아온 我도 아닌데


 

봄이 오면 꽃향기에 취할 줄 알고

떨어진 꽃봉오리에 마음 아파할 줄도 알며

 

앞산 진달래 아름다움에 화답하고

먼 산 구름 바라보며 내 인생을

돌이켜 보기도 합니다.



때로는

잔술에 풍류도 즐기고

아낙을 그리워 하기도 하지만

 

탄지(彈指)의 쾌락 뒤에 찾아 올

회한(悔恨)에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소싯적

내 삶에도 청춘(靑春)이 있었겠지요.

 

돌아오지 않을 저 강물 속에

끝을 향해 달리는 이 세월 속에

봄날 또한 그렇게 가버린 것을



압니다.

모두가 내 탓이라는 것

 

그렇다고

잘한 것 하나 없는 我가

스스로 나를 미워 할 수도 없습니다.

 


당장이라도 我을 찾으러

길을 나서야 하겠습니다.


가깝고도 먼 곳에 있을 세상에서 하나 뿐인 

我를 찾아 참회(懺悔) 하여야겠습니다.



구름이 흐르듯

인생도 강물처럼 흘러 가고

 

구름이 소리없이 일고 지듯

인생 역시 그렇게 사라지는 것을

보고도 알지 못합니다.

 

아무리 고상한 척 하여도

모르고 가는 인생길 입니다.



                                       


(書 : 無 漏)


來者님! 부디 살펴가는 인생길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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