馬祖錄(마조록)

◐ 마조선사 3/감변(二) ◑

무루2 2020. 2. 17. 08:56


馬 祖 錄 ~ 十七
             

  








◐ 마조선사 3/감변(二) ◑



나무 석가모니불!



六.

늑담 유건( 潭維建)스님이 하루는 법당 뒤에서 좌선을 하고 있었다.


스님이 보시고는 그의 귀에 입을 대고 두 차례 훅하고 불자 유건스님은 선정에서 일어나 스님임을 알고는 다시 선정에 들었다.


스님은 방장실로 돌아가 시자더러 차 한 그릇을 갖다주게 하였는데, 유건스님은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큰 방으로 가버렸다.


七.

석공 혜장(石鞏慧藏)스님은 출가 전에 본래 사냥을 일삼았으며 사문을 싫어하였다. 한번은 사슴떼를 쫓다가 마침 스님의 암자 앞을 지나게 되었다. 스님이 그를 맞이하자 그는 물었다.


"스님은 사슴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는지요?"

"그대는 무얼하는 사람이냐?"


"사냥꾼입니다."

"활을 쏠 줄 아는가?"


"쏠 줄 압니다."

"화살 한 발로 몇 마리를 잡는냐?"


"한 발로 한 마리를 잡습니다."

"활을 쏠 줄 모르는구나."


"스님께선 활을 쏠 줄 아십니까?"

"쏠 줄 알지."


"스님께서는 화살 한 발로 몇 마리나 잡으십니까?"

"한 발로 한 떼를 다 잡는다네."


"저놈들도 생명입니다. 무엇 때문에 한 떼나 잡겠습니까?"

"그대가 그런 줄 안다면 왜 스스로를 쏘지 않느냐?"


"저더러 스스로 쏘라 하신다면 쏘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스님께서 호통을 쳤다. "이놈! 광겁(曠劫)의 무명번뇌(無名煩惱)를 오늘 단박 쉬도록 하라."


그는 그 자리에서 활과 화살을 꺾어버리고 스스로 칼로 머리카락을 자르더니 스님께 출가하였다. 하루는 부엌에서 일을 하는데 스님께서 물으셨다.


"무얼 하느냐?"

"소를 칩니다."


"어떻게 치는데?"

"한 차례 풀밭으로 들어가면 바로 콧구멍을 꿰어 끌고 옵니다."


"그야말로 소를 잘 먹이는구나."


八.

한 스님이 가르침을 청하였다.

"스님께선 4구백비(四句百非)를 쓰지 말고 저에게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을 곧장 지적해주십시오."


"오늘은 생각 없으니 그대는 지장(智藏)에게 가서 묻도록 하라."

그리하여 지장스님에게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였다.


"스님께서 저더러 스님(上座)께 가서 물으라 하셨습니다."

그러자 지장스님은 손으로 머리를 어루만지더니 말하였다.


"오늘은 머리가 아프다. 그러나 회해 사형에게 가서 묻도록 하라."

그리하여 다시 회해(懷海)스님에게 가서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도 잘 모르는 일인데."

그 스님이 이리하여 스님(마조)께 말씀드렸더니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지장의 머리는 하얗고 회해의 머리는 검구나."




성불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