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행의 필요성 ◐
◑ 수행의 필요성 ◐ ◑ 일타스님 ◐ 옛날에 도인 스님이 까마귀.뱀.비둘기.사슴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네 마리 동물은 낮 동안 각자 먹이를 찾아 헤매다가 저녁이면 도인 스님 곁으로 돌아와서 법문을 듣곤 하였습니다.
어느 날 밤에 네 마리의 동물은 자기네들끼리 공론을 벌렸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괴롭고 두려운 것이 뭘까 이 문제를 놓고 네 동물이 제각기 돌아가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습니다.
먼저 까마귀가 입을 열었습니다 . 나는 배 고프고 목 마른 것이 제일 괴로워 배 고프고 목 마를 때는 정신이 없어져서 물불 가리지 않고 덤벼들다가 그물에 뛰어들기도 하고 화살이 날라오는 것도 모르게 되지 이렇게 하여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으니 배 고프고 목 마른 것이 제일 괴로운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어.
이번에는 비둘기가 말하였습니다. 아니야 淫欲心이 가장 괴롭고 무서운 것이야. 음욕심이 발동하면 짝을 찾아 노느라고 아무 것도 보지 못하게 되어 버리거든 다른 짐승들이 잡아먹으려고 노리는 것도 잊어버린 채 음욕심 때문에 몸이 위태롭게 되고 목숨까지 잃을 뻔한 일이 몇 번이나 있었으니 이것보다 더 두렵고 괴로운 것이 어디 있겠어.
이어서 뱀이 말했습니다 나는 성내는 것이 가장 괴로워 한번 독한 마음이 일어나면 가깝고 먼 친소 관계를 가리지 않고 덤벼 들거든 그러다가 남을 죽이기도 하고 스스로도 죽을 수가 있으니 성내는 것이야 말로 이 세상에서 제일 두렵고 괴로운 것이라 생각해
마지막으로 사슴이 말했습니다. 나는 공포심이 문제야 어찌나 잘 놀라고 두려움이 많은지 바스락 소리만 나도 포수나 맹수가 아닐까 하여 덮어놓고 뛰거든 그러다가 언덕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구렁이에 빠져서 다리가 부러진 적도 여러 번 있었지 나는 공포심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될꺼야. 어찌 공포심보다 더 괴롭고 두려운 것이 있으리 잠자코 네 마리의 동물이 하는 말들을 듣고 있던 도인스님이 말했습니다.
너희들이 알고 있는 두려움과 괴로움은 모두 지엽적인 부분일 뿐 너희는 괴로움의 근본을 모르고 있다. 모든 괴로움의 근본은 몸인 것이다. 몸을 받아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이 몸은 고통의 근본이 되며 머리 끝에서부터 발 끝에 이르기까지 이 몸이 있는 한 고통은 그치지 않는 것이다.
괴로움의 근본을 끊기 위해서는 몸을 탐하지 않고 오직 열반에 뜻을 두어 도를 닦아야 하느니라. 참된 수도자라면 모든 괴로움의 근본이 되는 육체에 대한 애착을 끊어버리기 위해서 무엇을 먼저 고찰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먼저 세상은 무상한 것.실체가 없는 것. 나라는 것이 없다는 것을 관찰해야 합니다.
세상과 인생이 苦.空.無常.無娥하다는 것을 마음으로 깊이 느껴야 합니다. 이 고.공.무상.무아를 깊이 체득하게 되면 괴로움은 즐거움이 되고 무상은 영원하게 되고. 무아가 자유로움으로 바뀝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공한것. 부정한 것이 다 청정한 것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열반의 네 가지 덕인 상락아정의 상태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처음 출가하는 제자들에게 세상은 괴로운 것이요 공한 것이요 무상한 것이요, 무아한 것이라고 가르친 것입니다.
이것을 확실하게 알고 닦아야 올바로 발심이 되고 올바로 수도할 수 있으며 육체의 노예가 아니라 육체의 주인이 되어 수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