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번 참으면 만가지가 편한 것을 ◐
◑ 한번 참으면 만가지가 편한 것을 ◐ ◑ 원효사 심우실에서 ◐ 사시 마지 올리는 시각에 어제 저녁 전화로 용건을 말하고 오늘 아침 나절 찾아 뵙겠다 하신 보살님이 오셨습니다
조상님 산소를 이장하는 등의 일로 절에 무언가를 부탁하시고 그것을 가지러 오신 것입니다
마침 상단 축원을 하던 중인지라 바로 필요한 물건을 드리지 않고 축원을 다 마치고 나서 미리 만들어 불전에 올려 두었던 물건을 내려 드리니
받아 가지고 가시면서 거사님도 같이 오셨는데 기다리지 않고 가 버렸다 합니다
축원이 길어야 몇분이면 마쳐지는데 그 잠시를 못참고 가버리시니 보살님은 혼자서 차편을 다시 마련해 뒤를 따라가야 합니다
잠시 기다리지 못한 조급증이 하나의 병이요
그로 인한 약간의 경제적 손실이 둘이요
뒤를 따라가는 보살님의 불편한 마음이 셋이니
한번 참으면 셋이 편한 것을 급한 마음 하나로 여러가지 일이 거듭 생겨 났습니다
어차피 산에 먼저 당도하시더라도 보살님이 가져 가신 물건이 도착해야 일을 할수 있는데 말입니다
그 모습을 보며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부부면 부부 가족이면 가족간에 상대를 배려해 주고 기다려 주는 마음이 꼭 필요하다고.
만약 어느 한쪽이 일방적인 결정을 하고 배우자에게는 통보하듯 해 버리면 우선 당장 일하는데는 수월할지 모르지만
무시당하고 소외당한 마음의 상처는 오래 오래 남게 되어 가라 앉았다가 앙금이 다시 일어 나는 날에는
요즘 종종 들리는 황혼 이혼 소리가 나오게 마련일 것입니다
젊어서는 남자들 위주로 살다가 나이가 들어서 힘과 경제가 작아지면 안주인의 역할이 커지고 남자들은 자꾸 주위를 겉도는 모습들은 그런 생활 태도의 결과물이라고 봐도 큰 잘못은 아니라 보여집니다
부부는 결국 하나의 양면인데 어느 한쪽의 일방통행식 강요로는 결코 상대의 동감을 얻어내지 못하고 그 불만이 쌓이고 쌓여 높아지면 아무리 힘이 센 남자라도 미끄러져 떨어 지는수 밖에 없습니다
원효 스님은 말씀하십니다
일인이 장락이라고 一忍이 長樂이라고 (한번 참으면 즐거움이 길다)
또 말씀하십니다
자실인의慈室忍衣 (자비를 집(몸)으로, 인욕의 옷을 입으라)
참지 못하고 한 말 한마디로 오랜 가족간의 행복이 금가고 한번 참지 못하고 저지른 행동이 모두를 힘들게 하지는 않았는지
나 스스로를 돌아다 보게 한 두분 거사님과 보살님은 오늘의 부처님들이십니다 부처님 고맙습니다
도량을 돌아 보니 목련꽃과 매화 민들레 수선화등이 한참 힘을 얻어 피어나고 개나리와 벛꽃의 꽃망울도 머지 않은 날을 기약하며 열심히 피어나려 현재 진행형입니다
ㅎㅎ 연 이틀 날이 차다 보니 꽃피는 것을 시샘한다는 의미의 꽃샘 추위라는 말은 그래서 생긴 말인가 합니다
조금 일찍 피어 나려 애를 쓰다가 찬 기운에 정신이 번쩍 들었을 것입니다
오늘은 가족들에게 "천천히 함께" 가십시다 하고 말씀하세요 나무 석가모니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