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 ■ 아문

◑ 구설수 ◐

무루2 2017. 7. 8. 10:18


如 是 我 聞 ~ 284


◑ 구설수

◑  여해스님




구설수란 자신에 대한 좋지 않은 일들이 다른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말합니다.
입이 무거워 남들 얘기를 안하는 사람도 많지만
또 그만큼 남들 얘기에 열을 올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잘해도 뭐라하고 못해도 뭐라합니다.
말로 해명해도 뭐라하고 해명하지 않고 침묵으로 인욕해도 뭐라합니다 
 
펄펄 끓는 솥안의 물을 식히는 방법은 아궁이에 장작을 그만 넣는 것입니다.
장작을 넣는 행위를 멈춰도 이미 들어간 장작 때문에 물은 한동안 계속 끓을 것입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불기운이 약해지고 재만 남게 되면 끓는 물은 자연히 식습니다.
내가 장작만 더 밀어넣지 않기만 하면 됩니다.
근데 이것이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장작을 밀어넣지 않고 참는 일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장작 넣는 행위를 멈출 때도 한동안 물은 계속 끓듯이,
늦게나마 구설수에 잘 처신해도 마음은 계속 답답하고
억울하고 외롭고 화가 나서 견디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구설수에서 벗어나고 싶은 분은 먼저 입을 참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난으론 비난을 막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쌍방간에 더 큰 비난만 생산됩니다.
비난은 아궁이에 장작을 더 밀어넣는 전형적인 태도입니다 
 
구설수의 내용이 자신의 실수인 경우 변명하지 말고
깨끗이 인정하는 것도 좋은 자세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노력한다면 더더욱 좋은 일입니다 
 
이 구설과 상관없는 제3자와 이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싶은 욕구가 치성하겠지만,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많은 말을 했다면 지금부터라도 멈추는 것이 현명합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부당하게 공격하고 있다할지라도 아무 말 하지 말고
그냥 놓아 두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상대방이 던지는 공을 벽처럼 팅겨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다 받아낼 필요가 없습니다.
받으면 그때부터 심각해집니다
 
다른 사람을 자주 비난하고 있는 사람은 오히려
마음에 상처가 많은 사람임을 알아야 합니다.
상처투성인 이들은 분노의 대상이 아니라 연민과 자애의 대상입니다.
아픈 사람하고 다투지 마세요.
이들은 세상만사에 대해 불평을 그치지 않습니다.
자신의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모르고,
세상만사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불행하게도 당신이 그 불평의 대상이 되었을 뿐입니다  
 
몇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자신의 부주의한 실수와 고의로 한 잘못으로
구설수가 생긴 경우는 자신을 돌아보십시오.
이때 뻔뻔해지면 안됩니다.
참회하는 성찰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2. 구설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고 타인의 시기와 원한 또는
오해로 생긴 경우는 무시하고 내버려 두십시오.
관여하지 않는 인욕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잘못없는 구설을 지혜롭게 처리하면 억울한 구설을 받음으로 인해
앞으로 받을 다른 악업장이 소멸합니다 
 
3. 관계없는 제3자를 자기 편으로 만드는 행위를 멈추십시오.
제3자가 당신을 오해하는 것에 대한 억울함과 두려움을 내려놓으십시오.
당신을 믿는 사람은 당신이 침묵해도 믿어줄 것이고,
당신을 믿지 않는 사람은 천마디를 보태도 소용없습니다.
그동안 맺어온 인간관계에서 옥석이 가려질 것입니다 
 
4. 어째든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자신의 인생을 점검하는 좋은 기회로 삼으십시오.
상대방 입에서 나와 허공에 돌아다니는 말의 노예가 되지 말고,
자신의 입과 귀를 살펴보세요 
 
말을 할 때는 관세음보살님처럼
말을 들을 때도 관세음보살님처럼


-여해스님의 산중일기 中에서-



나무 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