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글향기

♡ 이룰 수 없는 사랑 - 대안스님 ♡

무루2 2017. 5. 17. 08:07


시인 글 향기 ~ 16

♡ 이룰 수 없는 사랑 - 대안스님 ♡




같은 하늘 아래서

남남으로 총총히 살아가기엔

남은 세월이 너무 버겁습니다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버린 사람을 어쩌지 못하고 ...

누구나 가슴에 사랑하는 사람이 한 사람쯤 있게 마련입니다


지금쯤 아침을 먹고 부산을 떨다가 아이들을 챙기고

출근하는 일상을 다 볼 수가 없어서 안타깝지만

나에게 벌어져야 할 일들이 거기서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죠


홀로 쓸쓸히 맨밥을 먹으면서 ...

다복이 밥상을 차려놓고 아무 생각 없이

식구들과 함께 밥을 먹는 그 사람에게

나의 마음이 자꾸 가는 이유를 나도 모르겠습니다


그 마음을 어쩌지 못해서 가끔 술을 마시고

빈주머니에 두 손을 꽂고 길을 걸으며

바람이 잉잉 거릴 때 나도 함께 중얼 거립니다


그 사람이 와서 붙잡아 줄 리도 없는데

그냥 홀로 그렇게 방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 테이블이 있는

술집에 앉아서 술을 마실 때에도

나는 그 사람을 생각 합니다


지금쯤 퇴근 했을 시간이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우수에 젖어 상념에 젖어 있을 듯 한 사람에게

생각이 미치지 못함을 원망하고 오늘 또 술을 마십니다


숱하게 많은 봄이 내 가슴위로 지나갔지만

그대는 나에게 봄소식을 한 번도 전한 일이 없습니다

꽃을 볼 때도 나는 그대 생각 하는데 그대는 꽃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늘이 맑은 날도 혼자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저 옹기종기 모여서 햇빛을 즐기는 강아지가 나는 아닙니다


이렇게 따뜻한 날은 누구랑 함께 그 고운 빛을

나눌 수 있는 작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이 아니고

오직 그대였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누

구를 사랑하고 좋아 하는 일이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도

그대를 알고부터 알았습니다

누구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


그것은 가슴에 멍을 키우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일을 놓아버리면

남은 건 슬픈 일 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랑하는 일을

놓지 못하는 것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다 가운데 홀로인 섬만이 무인도가 아니라

군중 속에 고독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 그 사람이 무인도입니다


그런 무인도에도 여전히 봄은 오고

꽃은 피고 새가 울고 바람이 불고

가을이 오고 다시 또 봄이 오는데

오직 오지 않는 사람 바로 그대입니다

아니, 올 수 없는 사람이 지요

올 수 없는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멍이 들어서

가슴이 텅텅 거릴 때까지 그렇게 기다리는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




來者님! 부디 살펴가는 인생길  되십시오.